"AI 영향력 본격화"… 제일기획·대홍기획 등 광고인이 본 '우려'와 '기회'는?
"AI 영향력 본격화"… 제일기획·대홍기획 등 광고인이 본 '우려'와 '기회'는?
  • 김수경
  • 승인 2024.03.26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광고총연합회 광고전문지 'ADZ' 편집위원 한 자리에
AI가 바꾼 광고 산업 현황부터 미래 광고 환경 전망까지 토론 이어져
"위기와 기회 공존, 생산성 증대·시장 확대는 기대되나 AI 영향력 증대는 우려"
(좌측부터)이문희 제일기획 프로, 강원석 MBN미디어렙 팀장, 최모세 대홍기획 팀장. ©브랜드브리프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필두로 한 AI 광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광고 산업 내 AI의 영향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광고회사들은 저마다 AI 활용을 위한 TF를 만들고 AI 전담 조직을 꾸리고 있으며, 챗GPT 대응 스터디와 세미나를 여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고 생성형 AI 툴을 활용한 광고물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AI로 인해 광고 산업 기반 자체가 완전히 재편 될 수 있다는 기대와 우려 상황이 공존함에 따라 앞으로 광고회사, 광고인 등 미래의 광고 환경이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광고총연합회가 격월로 발행하는 광고전문지 'ADZ'의 편집위원들이 최근 한 자리에 모여 AI로 인한 국내 광고 시장의 변화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브랜드브리프는 강원석 MBN미디어렙 팀장, 리형윤 알파빌리 감독 겸 대표, 배승오 TBWA코리아 국장, 이문희 제일기획 프로, 최모세 대홍기획 팀장 등 국내 광고 전문가들이 바라 본 AI시대 광고 산업의 '우려'와 '기회'를 톺아보고자 한다.

광고 업계에서 AI는 어떤 형태로 발전해 나갈까?

이문희 프로
: 광고회사들은 사내 TF를 구성해 제작 업무나 업무 효율화 툴로 AI 활용을 추진하고 있고, 전사 차원의 추진이 아니더라도 제작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이미지 혹은 카피화 하는 과정에서 AI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AE의 경우 AI를 활용해 회의록 작성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거나 광고 품목에 대한 사전 정보 수집을 위해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팩트북 작성에 도움받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카피나 이미지로 나눠 생성형 AI 활용은 이미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최종 제작물에 반영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의도에 맞는 시안을 빠르게 만드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고 있.

강원석 팀장 : 매체사에서도 AI의 효과적 활용 분야를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 초빙 설명회를 개최하거나 실무 단계에서의 테스트 등을 통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뉴스 기사 작성에서부터 콘텐츠 홍보 영상 및 포스터 제작, 맞춤형 광고물 제작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시도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결과물의 깊이와 실효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해서 내외부 여건들을 점검하는 중이다. 다만 AI가 업무 효율성 개선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형태로 자리 잡을 것임은 확실해 보인다. 반복적, AI가 프로그래밍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소모적 업무에 고도로 개입돼 기능한다면 업무 소요 시간 단축 등의 형태로 생산성을 높이는결과를 낳게 될 것이고, 이는 기업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최모세 팀장 : AI는 업무 효율화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에도 가능성을 보인다. 지금 당장 저작권이나 콘텐츠에 대한 이질감 등 보완해야 할 이슈들이 많지만, 단순히 사람의 경험과 감을 넘어 무수히 많은 데이터 기반의 콘텐츠를 빠르게 생산하고 검증할 수 있다면 콘텐츠 아이디어의 확장성이 매우 커질 것이다. 그래서 많은 광고회사가 플랫폼 & 콘텐츠에 특화된 AI 조직을 세팅하고 투자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시도 자체로 의미가 있어 올해는 AI 기반의 작은 성공(small success)을 만들려는 노력이 많아질 것이다.

리형윤 감독 : 제작은 SNS 광고 영역에서부터 먼저 입증되고 있다. 카피는 말할 것도 없고 한 장 짜리 이미지 광고나 고도의 퀄리티를 요구하지 않는 카드뉴스 형식의 광고 정도는 생성형AI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인물을 실사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수준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그 외의 표현에 있어서는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이문희 프로 : 동영상 제작에서는 아직은 기존 프로세스대로 진행한 제작물의 퀄리티에 견주기는 어려우나 AI를 적용한 광고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간단한 카피 수정에도 성우를 다시 섭외해 녹음하느라 시간이 소요됐던 문제를 AI 성우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고, BGM이나 징글의 경우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하기 괜찮은 퀄리티까지는 문제없이 뽑아내고 있다. 최종 집행물이 아닌 시안 단계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최종 제작물에 가깝게 만들 수 있게 됐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하면, 모델 계약은 돼 있으나 촬영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셀럽(유럽 축구 리그 선수 혹은 메이저리거)도 시의성 있는 광고에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리형윤 감독 : 마치 포토샵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회사들이 각종 생성형 AI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교육 기회를 많이 제공할 것 같다. 이 분야의 능력자들이 앞으로 우대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흐름은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면서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조만간 닥칠 것으로 우려된다.

최모세 팀장 : 새로운 미디어와 플랫폼의 등장은 광고업에 항상 변화를 가져다준다. 그 변화가 기존에는 광고산업의 밸류체인(광고주, 광고대행사, 매체대행사, 매체사)에 추가되는 수준이었다면, AI는 디지털이 그랬듯 밸류체인 자체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형태의 AI & 디지털 기반 광고 밸류체인이 만들어질 것 같다. 기존 광고 밸류체인이 매우 시스템적으로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인력 기반의 비즈니스라서 도제식·노동집약적 업무들이 많은데 이런 부분이 AI를 통해 많은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AI 활용에 있어 현 단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배승오 국장
: 생성형 AI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콘텐츠편향성, 부정확한 정보 등과 같은 문제일 것이다. TBWA코리아는 글로벌 지침으로 업무에 생성형 AI 사용을 보안 사유로 지양하고 있다. AI 사용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에 관해 직원들이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 건전한 방향으로 창의력과 논리력을 증진시키며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이 우선 돼야 한다고 본다.

이문희 프로 : 공감한다. AI로 생성된 결과물의 경우 서버에 내용이 남기 때문에 광고주 제품 정보 유출이라던가(예를 들면 신규 출시 예정인 갤럭시 등) 대행사의 자산인 아이디어가 외부 서버 어딘가에 기록이 남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대적으로 AI를 업무 현장에 적용하는데 주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AI로 생성된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 이슈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이 또한 제약이 될 수 있으나 한편으론 *IP(지적재산권)를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업종에서 자사의 자산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활용해서 AI 저작물을 만드는 방향으로 저작권 분쟁 소지를 없애고 있으므로 곧 진전이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 셀럽을 보유한 소속사가 셀럽의 얼굴, 움직임 등의 데이터를 생성하거나, 음악 창작자 집단에서 자체 제작 음악만을 DB로 한 AI 음악 창작, 이미지 라이선스 업체에서 자사 보유 저작물만을 DB로 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실연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AI와 관련된 저작권 분쟁 소지를 없앨수 있음.)

AI의 등장 이후 광고회사의 업의 영역이 어떻게 확장되고 변화하고 있는가?

최모세 팀장 : 크게 두 가지 움직임이 보인다. 먼저, 단순 광고를 넘어 브랜드를 만들어 구매까지 소비자의 모든 여정을 총괄하고 관리 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제는 광고회사가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보는 것이다. 그 핵심은 결국 디지털 미디어가 중심이고, 이 모든 것을 잡아주는 것은 결국 디지털 고객 행동 데이터다. 디지털 데이터를 중심으로 모든 디지털 접점과 경험이 설계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디지털 실행사를 인수해서 통합 컨설팅을 전개하듯, 종합광고대행사도 디지털 데이터 역량을 키워가며 결국 통합 디지털 기반의 마케팅 컨설팅 회사로 점차 변해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AI를 통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이문희 프로 : 모든 대행사들이 신규 수익 창출 혹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모색과 추진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 이노션, HSAD 등 해외 거점이 많은 대행사는 성장하는 지역의 해외 활동을 통한 성장을 병행할 것이고, 신규 영역에 대한 빠른 역량 확보를 위해 인수 합병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이러한 진행 과정을 거치면서 성과가 나는 파트를 좀 더 집중적으로 공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실제로 유의미한 진출로 평가되는 업무영역이 가려질 것.

강원석 팀장 : 매체사에서도 다양한 방송 채널의 등장, 디지털 플랫폼의 기하급수적 증가 등으로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제작자, 셀럽 등 출연진 모시기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단기간 사이 몸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는 현상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이는 결국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져 미디어 플랫폼들은 특히 근래 들어 경영상 부담이 크게 가중됐고, 이 같은 상황 타개를 위해 다른 대안을 찾기에 이르렀다. 이름값보다는 경쟁력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이른바 가성비 높은 제작진, 출연진을 섭외하거나 발굴해내려는 노력이 이것인데, 인플루언서 활용 마케팅 활성화, 남성 트롯 오디션 혹은 여성 댄스 서바이벌에 출연한 상위 랭커들이 광고 모델이나 프로그램 게스트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이같은 맥락에 놓인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대중들의 선호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기준 역시 깐깐해지면서 이른바 빅셀럽도 예전처럼 성공을 확실히 보장하지 못함을 감안하면 마케팅 시점 당시에 가장 핫하고 비용 효율성까지 갖춘 스몰 셀럽을 활용한 마케팅이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형윤 알파빌리 감독 겸 대표(좌), 배승오 TBWA코리아 국장. ©브랜드브리프

앞으로 10년 후, 광고회사의 주 업무는 어떻게 달라질까?

배승오 국장
: 기술적으로는 확장된 가상 현실(VR) 및 증강 현실(AR)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광고와 경험을 제공하는 업무가 될 것 같고 본질적으로는 클라이언트의 문제 상황을 멀리서 지켜보고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가 여전히 중요 업무가 될 것 같다.

최모세 팀장 : 광고회사는 전체 캠페인 총괄과 함께 각 파트 전문가들의 인력 연합소 형태가 될 것 같다. 각 파트 전문가들이 여러 직업을 갖고, 프로젝트에 따라 모였다가 흩어지는 형태인 것이다. 마치 중세 시대 용병 같다고 할까? 지금의 변호사 사무소처럼 개개인의 포트폴리오와 리소스를 컨트롤하고 광고주 역시 광고회사에 개인을 덧붙여 선택하는 구조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문희 프로 : (비슷한 맥락에서) 디렉터 역할만 남을 것 같다. 과거 내부에서 수행했던 반복적인 업무 대부분은 외주화하거나 AI를 활용하고, 핵심 업무는 광고주의 니즈(needs)를 확인하고(심지어 unmet needs 까지 찾아내는), 이를 어떻게 실제 마케팅 활동으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 설정과 적절한 액션(action)으로 연결하는 역할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광고주와 액션 파트(action part) 사이에서 통역사처럼 실질 적인 방향성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이 광고대행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광고인들이 가장 갖춰야 할 역량은?

리형윤 감독
: 새로운 애드테크 시대에 발맞춰 애드테크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다양한 툴들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숙련된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배승오 국장 : 데이터 분석 능력이나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겠지만 새로운 기술 동향을 발 빠르게 따라갈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할 것이다. AI를 이 해하고 관리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하고 소비자의 체험과 브랜드를 결합할 수 있어야한다. AI 기술이 기본이 될 듯하지만 AI 시대가 되더라도 광고주의 마케팅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

최모세 팀장 : 앞서 얘기한 10년 후 광고회사 모습처럼, 브랜드의 큰 그림을 그리고 컨트롤 하는 사람이거나 특정 분야 최고 수준의 덕후 같은 사람들이 필요 할 것이다. 그럼에도 방법적인 부분은 AI로 인해 갈수록 퀄리티가 평준화될거라 보면,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역량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1명이 A부터 Z까지 다 할 수 있는, 쉽게 말해 전략부터 카피, 아트, 영상까지 1인이 하나의 기업처럼 움직이는 수준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강원석 팀장 : 기술의 발전, 마케팅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광고시장 환경이 요동치고 있고 이에 적응하기 위해 광고인들이 배우고 갖춰야 할 경쟁력이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너무 많아진 것 같다. 분업화를 통한 효율적 업무 수행이 과거의 화두였다면 지금은 각각의 분야들이 모두 동일한 원칙 아래에서 고려되고 통합 돼 최적의 맞춤형 마케팅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이 관건인 시대가 왔다. 최고의 결과를 뽑아내기 위해서 광고인은 크리에이티브, 플랫폼, 퍼포먼스 마케팅 등 캠페인 전 과정에 고른 이해와 문화 전반의 흐름에 대한 통찰 등을 갖춰야만 시대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문희 프로 : 잘 듣고 핵심 니즈(needs)를 파악하는 역량, 실질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연결하는 방향성 설정 능력(전략 기획), 두잉 파트(doing part)와 광고주 사이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통역자의 역량이 필요할 것이다.

2024년 광고계 핵심 키워드와 트렌드는?

강원석 팀장
: 지난해는 위축된 경기에 직격타를 맞아 광고 집행에 있어 '가성비'가 주요 키워드였다. 디지털 광고에서도 기존의 디스플레이 광고보다는 검색 광고, 카톡 채널 메시지 광고처럼 브랜딩보다는 매출과 직결될 수 있는 퍼포먼스 광고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최모세 팀장 : 지난해에는 TVC 캠페인보다 SNS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디깅(Digging)'의 일상화가 트렌드였다면, 올해는 'Real Fandemic!' 시대라고 생각된다. '디깅'하는 소비자든 브랜드 메시지를 싫어하고 회피하는 소비자든 쿠키리스로 인해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따라서 진짜 우리 브랜드에 반응할 수 있는 팬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본격화될 것 같다.

이문희 프로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가 핵심 키워드가 아닐까. 약간의 뉘앙스 차이가 있다면 2023년은 AI의 충격적인 출현, 2024년은 AI의 본격적인 영향력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디지털 전문대행사든 ATL 혹은 대기업 광고주의 전통적인 대행 업무를 메인으로 하는 대행사 모두 AI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본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고, AI 적용이 더딘 곳은 오히려 가격 경쟁력이 필수적인 디지털 영역이나 퍼포먼스 마케팅의 레드오션을 피해 AI로 대체 불가능한 핵심적인 전략 수립이라던가 브랜딩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역설적이게도 AI 활용이 더딘 쪽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

올해 광고 시장의 성장과 혁신에 있어 '기대' 혹은 '우려' 되는 부분은?

리형윤 감독
: 기대되는 부분보다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광고 시장은 굉장히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데 특히 레거시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광고 시장의 극단적인 축소가 훌륭한 인재들의 업계 광탈로 이어져 새로운 광고 시장의 고급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듯 하다.

배승오 국장 : 과거 통신, 전자, 제약, 게임 등 업계를 리딩했던 업종이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이를 대신할 새로운 업종이 등장해야 하는데 뚜렷하게 보이는 업종이 없다. 올해 고금리로 기업들의 경비 절감이 최우선이 되는 분위기여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형 광고주의 예산 감소 소식이 다른 기업들의 예산 배정에도 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

이문희 프로 : 우려되는 부분은 장기 저성장으로 인해 광고업 전체 파이가 확대되기 어렵다는 점이고, 반면 기대는 AI의 발전과 빠른 업무 적용으로 산업혁명에 견줄만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디어 영역에서는 프로그래매틱 바잉이 일상화됐고, 많은 영역에서 AI나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대체하면서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복적 업무를 AI가 대체하면서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산업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다.

최모세 팀장 :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쿠키리스로 인해 디지털 내 브랜딩 활동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실 퍼포먼스 마케팅 시장은 방법론이 대세인데, 디지털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브랜드 콘텐츠에 대한 노출과 인게이지먼트가 전환이라는 핵심 지표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실제 브랜드에 대해 주의를 끌고, 기억하고, 검색하는 모든 행위의 결과가 결국 전환이다. 다소 편향적이던 고객 구매 여정(CDJ)이 다시 밸런스가 맞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 오히려 쿠키리스를 긍정적으로 본다. 현실적으로 분명 단기적 전환의 효율성은 떨어질 것이다. 제한된 광고비에서 효율을 더 만들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강원석 팀장 : 몇 년째 계속 얘기되지만, 아직 활성화까지는 갈 길이 먼 어드레서블TV, CTV 등의 디지털 기반 방송 광고 솔루션이 성장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해 광고 시장의 사이즈를 확장하는 데 돌파구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침체된 경기가 하루 빨리 회복 돼 광고 산업 종사자들이 당장의 안위를 걱정하는 일 없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웃을 수 있는 시점의 시작이 올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