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은 웃고, 메타는 울고… 미디어 업계의 핫이슈 '데이터 프라이버시'
애플·구글은 웃고, 메타는 울고… 미디어 업계의 핫이슈 '데이터 프라이버시'
  • 권경은
  • 승인 2023.06.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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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좌), 메타 로고. ⓒ각사
구글(좌), 메타 로고. ⓒ각사

디지털 마케팅 업계는 전환기에 있다. 챗GPT(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상용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새로운 규제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 프라이버시' 개념에 기반해 각국 정부는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국에서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권리를 보장하고 강화하기 위한 규정들을 만들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ardian)의 지난 18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 정부에서는 2월 개인 정보 보호법을 강화하는 개혁안을 배포했다. 지난해 호주의 2위 통신 회사인 '옵투스'와 최대 보험사인 '메디뱅크프라이빗'의 고객 계정이 해킹당하면서 인구의 56%에 해당하는 1400만 개 계정에서 건강 정보를 포함한 개인 정보가 유출됐기 때문이다.

호주의 법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은 메타(Meta)다. 가디언에 따르면 메타는 호주 정부의 개혁안에 대해 향후 플랫폼 콘텐츠 이용료를 받게 될 수도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메타는 애플과 구글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정책에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디어는 하드웨어 기기, 플랫폼, 앱으로 나뉘며 앱 회사들은 하드웨어 기기나 OS 회사의 정책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

애플과 구글이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변경하면서 메타 등의 앱 회사들은 광고 수익에 있어 큰 타격을 받았다. 미디어 기업들의 수익은 콘텐츠 혹은 광고에서 나는데, 메타는 광고 수익이 줄어들게 되자 콘텐츠 수익을 받겠다고 받아친 것이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수익이 기대에 못미치자 광고를 받아 매출을 챙긴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메타와는 다르게 애플과 구글은 데이터 프라이버시 강화 분위기를 반기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자사를 중심으로 한 독점적 생태계를 강화하고 디지털 광고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건강 데이터 보안에 집중한 새로운 글로벌 캠페인을 선보였다. 건강 데이터 유출 위험을 보여주는 '대기실(Waiting Room)'이라는 영상과 함께 건강 데이터 정보 보호 방법을 담은 백서도 발간했다.

백서를 통해 애플은 ①애플 서버에 저장하는 데이터를 최소화하고 ②데이터는 가능한 이용자 기기 내에서 처리되게 하며 ③이용자가 명시적으로 허용한 경우 공유하게 하도록 투명하게 통제하며 ④메디컬 ID를 제외한 정보는 암호화해 보완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자사 데이터 프라이버시 정책을 담았다.

그간 조용히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수익을 얻어 오던 미디어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디어 기업들은 개인정보 정책 및 수익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 이용자의 것을 이용자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변화가 진행될지, 또 다른 꼼수들이 등장할지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데이터는 이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일 뿐 아니라 재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메타는 콘텐츠 이용료를 받겠다고 했지만 사실 그 콘텐츠는 메타 소유가 아니다. 이용자들이 만든 것이며 이용자 개인 정보가 들어가 있다. 넷플릭스는 광고를 보면 자사가 만든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보여주겠다고 소비자들에게 제안했다.

미디어사는 소비자들이 개인정보를 제공하거나 광고를 봐 줄 때, 그 대가로 소비자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때다.

한편 '프라이버시(privacy)'란 20세기 언론 산업이 등장한 후 언론 보도에 의해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당하는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생긴 개념이다. 전통적 언론 산업으로부터의 개인 영역에 대한 침범을 막고 보호하기 위한, 소극적 의미를 가진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정보기술이 발달하며 개인의 정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집, 가공, 전달되는 일들이 자주 발생했다. 정보화 시대의 프라이버시 개념은, 자신의 데이터를 관리·통제하는 적극적 권리인 '데이터 프라이버시'로 의미가 확장됐다.

약 20년 전 플랫폼 회사들이 등장하며 이들은 개인정보를 수집해 광고수익을 창출해 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데이터 프라이버시의 구체적 의미는 특히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뜻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