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넷플릭스는 방송인가 통신인가 언론인가?
유튜브·넷플릭스는 방송인가 통신인가 언론인가?
  • 권경은
  • 승인 2023.04.18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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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디코딩]
기업 바라보는 법적 분류와 사회적 인식 차이 커
"미디어 생태계 혁신했으나, 법과 제도는 변화 따라잡지 못해"
유튜브 로고. ⓒYouTube

유튜브(YouTube)와 넷플릭스는 방송일까, 통신일까?

학생들에게 질문하니 대부분 '방송'이라고 답했다. 사실 이들 기업은 법적으로는 통신사업자다.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회사들은 한국에서 방송법이 아닌 통신법에 따라 법적 지위를 갖고 그에 따라 규제받고 있다. 유튜브, 넷플릭스는 인터넷 망을 통해 영상 방송을 유통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글로벌 플랫폼들은 웹 2.0시대를 이끌어냈다. 전세계 미디어 생태계를 뒤집어 엎은 혁신가로 불리며 새로운 체제를 구축했다. 이들 기업의 움직임을 각국의 법과 제도는 따라잡지 못했다. 그 덕에 글로벌 기업들은 과거 미디어 생태계를 규율하던 제도와 법 밖에서 혜택을 얻은 듯 하다.

과거 신문, 통신, 방송 영역에서 전혀 다른 분야의 사업자들이었던 회사들이 미디어 융합 환경 속에서 점차 복합적 미디어 기업들로 변화했다. 신문사업자들이 종편사업을 통해 방송을 겸업하게 됐고 국내에서는 통신사업자들이 위성, DMB 등을 통해 방송사업을 시도하다 결국 인터넷 망을 통해 방송하는 형태(IPTV)로 정착했다.

인터넷 방송이 통신사업자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인지, 인터넷 방송은 국내에서 통신사업자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여 받았다.

이후 2016년 유튜브가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 넷플릭스는 방송사업의 2차 창구로 시작돼 OTT(Over The Top)라는 다른 용어로 불리지만, 본질은 인터넷 망을 통한 방송사업자다. 유튜브는 이용자 콘텐츠가 중심이지만 역시 인터넷을 통해 개인 방송을 하는 창구다.

인터넷으로 방송을 하는 기업들이 통신사업자로 규제되면서 생기는 폐해는 자주 보도된다.

방송의 경우는 방송법에 따라 사전 및 사후 심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공익을 해칠 경우에는 제재가 이뤄진다. 그러나 인터넷 방송은 자율 규제에 맡겨진다. 예를 들어 홈쇼핑 출연자가 방송에서 욕설을 하면 방송법에 따라 강력한 제재가 이뤄지는 반면, 유튜버는 음란 방송을 해도 제재하기가 어렵다.

국회에서도 통합방송법이 나와 계류돼 있지만 아직 통과되지는 못한 상태다. 따라서 유튜브, 넷플릭스가 법적으로는 통신사업자인 상태는 당분간 (혹은 길게) 지속될 듯 하다.

또 하나 질문이 생긴다. 유튜브는 언론일까?

2022년 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조사'에 따르면 70대의 경우 동영상 플랫폼을 언론으로 인식한 응답자는 20% 정도인데 비해 20대는 86%가 언론이라고 답했다. 포털의 경우 70대는 27% 정도가 언론이라고 봤고, 20대는 97%가 언론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미디어를 바라보는 인식이 다르다 보니, 기성세대가 만든 법과 규제들은 지금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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