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즈여야만 하니까요"… '가짜 케첩'으로 증명한 브랜드의 가치
"하인즈여야만 하니까요"… '가짜 케첩'으로 증명한 브랜드의 가치
  • 김수경
  • 승인 2023.04.0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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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즈 케첩 병에 값싼 일반 케첩 채워넣는 여러 식당들의 행태 조명
"가짜 케첩은 하인즈에 대한 칭찬"… 부정적 소비자 행동을 긍정적 브랜드 메시지로 활용
리싱크(Rethink) 대행
하인즈의 '가짜 케첩(Ketchup Fraud)' 캠페인. ⓒHeinz

"진짜 하인즈가 아닐지라도, 하인즈여야만 하니까요."

세계 1위 케첩 브랜드 하인즈(Heinz)가 여러 식당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는 '가짜 하인즈 케첩'으로 브랜드 가치를 증명해 낸 유쾌한 캠페인을 선보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인즈는 '가짜 케첩(Ketchup Fraud)' 캠페인을 통해 케첩 사기를 치는 식당들의 민낯을 조명했다.

'가짜 케첩' 캠페인은 단 돈 몇 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하인즈 케첩 병에 상대적으로 값싼 일반 케첩을 채워 넣는 식당 종업원들의 모습을 비춘 뒤 "진짜 하인즈가 아닐지라도, 하인즈여야만 하니까요(Even when it isn't Heinz. It has to be Heinz)"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메간 랭(Megan Lang) 하인즈 북미 지역 마케팅 디렉터는 "한 스냅챗 영상으로부터 이번 캠페인의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식당 종업원이 하인즈 케첩 병에 일반 케첩을 채워넣는 모습을 봤고, 우리는 이 행동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며 "소셜미디어 반응을 통해 (많은 식당에서) 하인즈 케첩 병에 일반 케첩을 채워넣는 것이 일반적인 행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재밌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핵신 신념인 '(케첩은) 하인즈여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하인즈의 '가짜 케첩(Ketchup Fraud)' 캠페인에 영감을 준 스냅챗 비디오. ⓒSnapchat 캡처

하인즈의 '가짜 케첩' 캠페인에 인사이트를 제공한 영상은 지난 2016년 공개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난도스(Nando's)의 한 종업원이 하인즈 케첩 병에 일반 케첩을 채우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이는 "저건 하인즈가 아냐(It's not Heinz guys)"라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이 영상이 논란이 되자, 당시 난도스 측은 "내용물을 더 쉽게 짜기 위한 용기를 사용했을 뿐, 하인즈 케첩이 맞다"고 반박했다.) 

하인즈의 '가짜 케첩(Ketchup Fraud)' 캠페인. ⓒHeinz
하인즈의 '가짜 케첩(Ketchup Fraud)' 캠페인. ⓒHeinz

하인즈의 '가짜 케첩' 캠페인은 광고대행사 리싱크(Rethink)가 대행하고, 스타컴(Starcom) 산하 퍼블리시스 57 팀(Publicis 57 team)이 미디어 집행을 맡았다. 하인즈는 '가짜 케첩' 캠페인을 소셜미디어와 잡지, 신문 광고에 대대적으로 실었으며, 뉴욕과 시카고 시내에 대형 옥외광고(OOH)로 집행했다.

리싱크의 마이크 두브릭(Mike Dubrick)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하인즈 케첩 병에 일반 케첩을 채워넣는 행동을) 전세계인이 알게 되길 바랐고, 우리는 이를 널리 알리고 싶었다"며 "이는 하인즈 브랜드가 얼마나 큰 존재감을 지니고 있는지, 하인즈 케첩 병이 얼마나 품질을 보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식당들의 행동은 하인즈에 대한 엄청난 칭찬"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궁극적으로 하인즈 케첩 병에 일반 케첩을 채워넣는 것을 불필요한 일로 만들고, 이러한 일을 해 온 식당들을 지원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하인즈는 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소비자와 함께하는 인스타그램 이벤트를 진행한다. 소비자들이 '가짜 하인즈 케첩'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식당을 인스타그램에 태그해 올리면, 하인즈는 해당 식당들과 협업해 해결책을 찾고 이들이 '진짜 하인즈 케첩'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하인즈의 '가짜 케첩' 캠페인은 널리 퍼져있는 부정적인 소비자 행동을 포착해, 이를 역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증명하는 근거로써 활용한 똑똑한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를 보여줬다.

한편, 지난 몇 년 간 리싱크는 하인즈의 '케첩 그리기(Draw Ketchup)', '케첩 AI(인공지능)', '하인즈 빈티지 드립(Heinz Vintage Drip)' 캠페인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업계의 호평을 받아왔다.

'케첩 그리기'는 전세계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들에게 "케첩을 그려주세요"라는 과제를 던진 캠페인으로, 이들 대부분은 모두 공통적으로 '하인즈'를 그려 '1등 케첩 브랜드'로서의 상징성을 확인시켰다. '케첩 AI' 캠페인은 '케첩'과 관련한 어떠한 명령어에도 '하인즈'를 결과값으로 내놓는 AI를 보여주며 "AI에게도 케첩은 역시 하인즈"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했다.

'하인즈 빈티지 드립' 캠페인은 하인즈 케첩 얼룩이 묻어있는 중고 의류를 하나의 컬렉션으로 판매함으로써, 하인즈와 수백개 브랜드 간 독특한 컬래버레이션을 완성해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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