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로고 속 야구 선수는 좌타자일까, 우타자일까?
MLB 로고 속 야구 선수는 좌타자일까, 우타자일까?
  • 김수경
  • 승인 2023.03.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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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MLB 100주년을 기념해 탄생한 브랜드 로고
"특정 선수, 타자 방향, 인종 등을 식별할 수 없도록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디자인"
NBA, NFL과 함께 미국 스포츠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아
MLB 로고. ⓒMLB

미국 스포츠의 고전적인 상징이 된 MLB(Major League Baseball,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고 속 타자는 왼손잡이일까, 오른손잡이일까?

16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68년 탄생한 MLB 로고는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좌타자, 우타자로 각기 다르게 보이는 착시현상을 불러 일으킨다.

어떤 사람들은 로고 속 선수의 등이 앞쪽을 향하고 있다고 상상해 그를 우타자로 인식하고, 다른 사람들은 선수가 정면을 향해 서 있다고 상상해 그를 좌타자로 생각하곤 한다. 로고 속 선수의 모습을 그림으로 채우는 대신 빈 공간으로 남겨둔 덕분에, 그는 좌투수도 우투수도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MLB 로고를 디자인한 디자이너 제리 디올(Jerry Dior). ⓒDonna Dior

MLB 로고를 만든 그래픽 디자이너 제리 디올(Jerry Dior)은 사람들이 특정 선수나 타자의 방향, 선수의 인종 등을 식별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로고 속 선수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디자인했다.

일부에서는 MLB 로고 속 선수의 실루엣이 1950년대 후반부터 1971년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우타자 하몬 킬브루(Harmon Killebrew)를 모델로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지만 제리 디올은 이를 부인했다.

그는 2008년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로고 속) 캐릭터는 다양한 야구 선수들의 경기 사진을 참고해 그렸다"며 "특정 선수가 아니"라고 밝혔다.

제리 디올은 당시 MLB 100주년(1969년 시즌)을 기념해 새로운 로고 디자인을 제작했으며, 반나절 만에 완성했다. 이후 MLB는 현재까지 제리 디올의 로고를 공식 로고로 사용해오고 있다. 제리 디올은 지난 2015년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MLB 로고, NBA 로고, NFL 로고. ⓒ각사

제리 디올이 디자인한 MLB 로고는 NBA(National Basketball Assoication, 미국프로농구)를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 리그의 로고 디자인에 큰 영감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NBA 로고는 1969년 그래픽 디자이너인 알렌 시겔(Alan Siegel)이 새롭게 디자인한 것으로, 농구 선수가 농구공을 드리블하는 실루엣을 더 현대적이고 역동적으로 담아냈다. NBA 로고 속 선수의 모습은 당시 LA레이커스(LA Lakers) 소속이었던 농구계의 전설 제리 웨스트(Jerry West)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MBL, NBA와 함께 미국 스포츠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인 NFL(National Football League,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 로고는 1960년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예술가인 로저 구델 시니어(Roger Goodell Sr.)가 디자인했다. 로저 구델 시니어는 현재 NFL의 커미셔너(commissioner)인 로저 구델의 아버지다.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리그인 MLB, NBA, NFL 로고는 미국 성조기 속 색깔과 동일한 빨간색, 파란색, 흰색을 사용해 애국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3가지 로고 모두 스포츠 의류와 각종 운동 용품 등에 폭넓게 사용되며 미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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