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일기획, '제3기획' 쇼핑몰 서비스 종료… B2B로 탈바꿈
[단독] 제일기획, '제3기획' 쇼핑몰 서비스 종료… B2B로 탈바꿈
  • 김수경
  • 승인 2023.02.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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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기획, 3월 1일부로 쇼핑몰 서비스 종료
"채널 일원화로 관리 효율성 높이고 경쟁력 강화하기 위한 결정"
굿즈 협업·입점 문의하는 파트너사용 B2B 사이트로 개편, 3월 중순 오픈
제3기획 홈페이지. ⓒ제3기획

제일기획이 지난 2020년 초 오픈한 '제삼기획(제3기획)'이 3년여 만에 쇼핑몰 서비스를 접는다. 제일기획은 당시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제3기획을 론칭하고 커머스 사업에 본격 진출했으나, 최근 사업의 방향성을 새롭게 전환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3기획은 오는 3월 1일부로 제3기획의 쇼핑몰 서비스를 종료하고 향후 새로운 사이트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제3기획은 웹사이트를 통해 "제3기획 사이트의 쇼핑몰 운영이 2023년 3월 1일부로 종료된다"며 "이후 제3기획은 새로운 사이트로 개편해 찾아뵐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제3기획 사이트 내 마일리지와 쿠폰은 2023년 2월 28일 오후 2시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을시 자동 소멸된다.

제3기획 쇼핑몰 서비스 종료 안내문. ⓒ제3기획

제3기획은 지난 2020년 초 '생활밀착 신문물 상점'이라는 콘셉트로 공식 사이트를 오픈했다. 일반 쇼핑몰과는 달리 '남다른 상품기획', '광고인의 노하우로 남다른 콘텐츠 제작',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퍼포먼스 마케팅'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입점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한 커머스를 기획해 판매해왔다.

사이트 오픈 초기에는 톡톡 튀는 이색 아이디어를 상품화 한 제품들을 주로 선보였으며 이후 인기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슬기로운 의사생활2', '빈센조'와 예능 '신서유기', '윤스테이' 등과 협업한 전용 굿즈 상품을 판매하며 차별화를 꾀했으나, 매일 새로운 제품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타 커머스 사이트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

뿐만 아니라 제일기획의 광고대행 노하우를 제3기획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접목시켜 디지털 광고 사업 영역을 확장시킬 것으로도 기대를 모았으나, 평범한 굿즈 쇼핑몰 이상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 것도 다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커머스라는 영역은 단순히 제품 하나하나의 독특함이나 아이디어만으로 승부를 보는 곳이 아니라, 전략적인 시스템과 실질적인 판매 성과가 뒷받침돼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라며 "결국 물건이 잘 팔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는 제일기획뿐만 아니라 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대부분의 광고대행사들이 겪는 비슷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일기획 측은 "이커머스 유통 채널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채널 일원화를 통한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제3기획의 상품 기획 및 굿즈 제작 능력 등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트 개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3기획 비즈니스를 종료하는 것은 아니며, 사이트를 B2B 대상 굿즈 제작·입점 문의 사이트로 개편해 3월 중순 오픈할 예정"이라며 "기존 제3기획 상품들과 새롭게 나올 상품들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계속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3기획은 향후 B2B에 초점을 맞춰 단순한 상품보다는 더 이색적이고 파괴적인 상품들에 관심을 보이는 MZ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이슈 메이킹 할 수 있는 상품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제일기획은 현재 제3기획 외에도 취향 렌탈 플랫폼 겟트(GETTT)를 운영하는 등 꾸준히 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광고의 폭발적 성장으로 전통적인 광고대행사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면서 기존 사업 외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해야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많은 대행사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