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효진] 2023년 리테일 트렌드 전망
[송효진] 2023년 리테일 트렌드 전망
  • 김수경
  • 승인 2023.0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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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to-Consumer: 직영 채널 운영을 통한 브랜드 경쟁력 제고
Social-Commerce: 취향 기반의 소비자 소통 강화
Re-Commerce: 지속 가능한 소비 확대
[본 칼럼은 제일기획 매거진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2023년이 시작됐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여전히 밝지만은 못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통화 긴축 정책 등이 전 세계 소비 심리를 계속 짓누르고 있다. 팬데믹 사태부터 이어져 온 경기 침체 속에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힘든 날이 이어지면 사람은 자신의 우선순위를 다시금 매겨 보는 법. 위기를 겪으며 소비자들은 자신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해당 가치를 중심으로 소비의 우선순위를 재편해 나갈 것으로 여겨진다.

브랜드 역시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2년간의 불확실한 상황을 견뎌내야 했다. 어려워진 대외적인 환경을 극복해 나가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익숙해진바. 2023년에는 소비자의 취향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며, 소비자에게 즐거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Direct-to-Consumer: 직영 채널 운영을 통한 브랜드 경쟁력 제고

D2C 비즈니스 모델 구성. ⓒ제일기획

브랜드 직영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중간 유통 단계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형태인 'D2C(Direct to Consumer)'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글로벌 브랜드의 노력이 2023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D2C 비즈니스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 직접적인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유통 채널 개입 없이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경험을 전달할 수 있으며,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더욱 개인화된 마케팅도 가능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구매 전환율을 높이고, 충성 고객을 늘임으로써, 브랜드의 중장기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일례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D2C 확장 전략을 펼쳐온 나이키는 2022년 기준 2017년 대비 D2C 매출 구성 비중이 14% 증가했으며, 매출 신장률은 36%를 기록했다.

나이키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좌), 아디다스 명동 플래그십. ⓒ각사
나이키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좌), 아디다스 명동 플래그십. ⓒ각사

아디다스 역시 직영 온-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리테일 전략을 개편해 나가고 있다. 아디다스는 2025년까지 직영 매출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아디다스 멤버십 회원 수 5억 명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에서도 가맹점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으며, 올 1월에는 명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직영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도 조직 개편을 통해 'D2C 센터'를 신설, 온-오프라인 직영 채널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D2C는 다양한 브랜드 체험과 개인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ocial-Commerce: 취향 기반의 소비자 소통 강화

D2C 채널 확장 전략과 같은 맥락에서 특정 브랜드 혹은 리테일러를 중심으로 직영 온라인 채널 내 소셜 커머스 플랫폼을 개설하고, 이를 직접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소셜 커머스 서비스가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운영돼 오던 것과 대비된다. D2C 채널 운영 목적과 마찬가지로 고객의 소셜 활동을 기반으로 개별 고객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변화의 목적을 찾을 수 있다.

이에 더불어,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글로벌 소셜 커머스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31.6%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되는바, 소셜 커머스 플랫폼 확장은 개인화 마케팅 강화뿐만 아니라 매출 확대의 측면에서도 브랜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아마존(Amazon)의 '아마존 인스파이어(Amazon Inspire)'를 들 수 있다. Amazon에서는 지난 12월 틱톡과 유사한 숏폼 콘텐츠 기반의 동영상 쇼핑 서비스인 'Amazon Inspire'를 론칭했다.

고객이 관심 제품 카테고리(캠핑 Camping, 게이밍 Gaming, 러닝 Running, 메이크업 Makeup 등)를 선택하면, 해당 카테고리 제품을 착용한 인플루언서의 이미지 및 영상 피드가 고객에게 노출된다. 이미지(영상)에 나오는 각 제품에는 태그가 부착돼 있어 제품 정보와 리뷰를 확인하고 바로 구매할 수 있으며 '좋아요'를 눌러 해당 피드에 대한 공감을 표시할 수도 있다. 브랜드는 이처럼 자체 소셜 커머스 플랫폼 운영을 통해 축적된 고객 반응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욱더 개인화된 추천 피드를 제공함으로써, 소셜 커머스가 가진 순기능을 직영 채널로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Amazon Inspire. ⓒAmazon
Amazon Inspire. ⓒAmazon

Re-Commerce: 지속 가능한 소비 확대

2019년부터 리테일 업계 내 본격적인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한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속 가능성 실천을 위한 브랜드의 역할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 생산, 매장 내 폐제품 수거함 설치,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운영 등 지속 가능성 가치 실천을 위한 브랜드의 활동은 다양해지고 있으며, 2023년에도 지속 가능성 실천을 위한 브랜드의 노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전 세계 Re-Commerce 시장이 2025년까지 매년 15~20%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브랜드에서 직접 자사 제품에 대한 고객 간 중고 거래를 지원하는 Re-Commerce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례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브랜드 직영의 Re-Commerce 서비스는 지난해 상반기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되기 시작해 최근 대중적인 브랜드로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자라(Zara)에서도 '프리 오운드(Pre-Owned)'라는 명칭의 Re-Commerce 서비스를 영국 내에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Pre-Owned는 자사 제품에 대한 수리(Repair), 되팔기(Resell), 기부(Donation) 서비스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되팔기(Resell) 기능을 통해 고객 간 중고 제품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Zara는 해당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제품명, 이미지, 컬러, 소재 등)를 제공해 판매자의 제품 업로드와 구매자의 제품 구매 과정의 편의성을 높여 고객 간 중고 거래를 촉진함으로써,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고객이 지속 가능성 가치를 실천하는 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Re-Commerce 서비스에 대한 지원은 다양한 브랜드로 점차 확대돼 나갈 것으로 보인다.

Zara Pre-Owned 웹사이트. ⓒZara
Zara Pre-Owned 웹사이트. ⓒZara

위와 같이 2023년 리테일 업계에서 나타날 주요 변화를 살펴보았다.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현재와 같은 상황 속에서 쪼그라든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브랜드에 필요한 것은 결국 한정된 예산으로 소비자가 브랜드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꿰뚫어 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소비자의 세분화된 취향을 기반으로 소통하고 높은 수준의 브랜드 체험과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소비자의 가치관을 실현하는 데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브랜드만이 얼어붙은 소비자의 마음을 조금씩 녹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제일기획 옴니채널전략팀 송효진 프로]

송효진 프로의 칼럼은 제일기획 블로그 '제일매거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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