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겨냥한 '마이크로 타기팅(targeting)' 광고는 어떻게 수백만명을 사로잡았나
한 사람을 겨냥한 '마이크로 타기팅(targeting)' 광고는 어떻게 수백만명을 사로잡았나
  • 김희연
  • 승인 2021.11.1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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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수상작품으로 보는 마이크로 타기팅 사례
소수를 위한 캠페인 제작으로 사람들의 관심 끄는 전략 공유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광고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는 마이크로 타기팅(Micro-Targeting)을 주제로 역대 수상작들 중 소수를 위한 캠페인으로 브랜드 평판과 도달을 늘리는데 성공한 다섯 작품을 선정해 칸 라이언즈 아카이브 더워크(The Work)에 소개했다.

1. 카터를 위한 너겟 (NUGGS FOR CARTER)
출품사: 케첨 아틀란타 (KETCHUM ATLANTA)
브랜드: 웬디스 (WENDY'S)
수상: 2017년 칸 라이언즈 PR부문 실버 라이언 외 1개 수상

카터가 웬디에게 보낸 트윗. ⓒCannes Lions
 카터가 웬디에게 보낸 트윗. ⓒCannes Lions

미국의 패스트푸드 업체인 웬디스(Wendy's)는 평소 트위터에서 소비자들의 질문에 재치 있는 답변과 댓글을 달아 인기를 쌓은 브랜드다. 2017년 16살 소년이었던 카터 윌커슨(Carter Wilkerson)은 웬디스에게 "일 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치킨 너겟을 받으려면 몇 개의 리트윗이 필요한가요?"라고 질문했다. 웬디스는 여기에 "1800만 개"라고 답했다.

카터의 질문에 대한 웬디스의 답변은 글로벌 브랜드 및 유명 인사들이 응원하기 시작하며 입소문을 타게 됐고, 140개의 리트윗으로 시작한 카터으 트윗은 48시간 만에 100만 개의 리트윗을 달성했다. 

카터가 엘런쇼에 출연한 모습. ⓒCannes Lions
카터가 엘런쇼에 출연한 모습. ⓒCannes Lions

웬디스는 카터의 트윗이 리트윗 되는 것을 보고 당시 오스카 셀카(셀프카메라, Selfie)로 320만 회라는 리트윗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엘런 드제너러스(Ellen DeGenere)가 진행하는 인기 TV 쇼인 엘런쇼(Ellen Show)에 카터가 출연하도록 주선했다.

카터는 엘런의 기록을 깨고 가장 많이 리트윗된 트윗이 됐다.

더 워크는 "웬디스의 답변은 하나의 SNS 게시물이 입소문을 타고 퍼질 때 얼마나 놀라운 도달 범위를 달성하고 브랜드와 청중 사이의 장벽을 어떻게 허무는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 

2. 스피트의 맥주 (SPEIGHT'S BEER)
출품사: 퍼블리시스 오클랜드 (PUBLICIS AUCKLAND)
브랜드: 라이언 나단 (LION NATHAN)
수상: 2008년 칸 라이언즈 프로모 부문 골드 라이언 외 2개 수상

스피트의 거대한 맥주 배송 캠페인 보드. ⓒCannes Lions

호주·뉴질랜드 주류 회사인 라이언 나단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인 스피트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환하고 현대화하고자 했다.

라이언 나단과 대행사 퍼블리시스 오클랜드는 영국에 거주하는 뉴질랜드인들이 고향의 맥주를 그리워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대행사 퍼블리시스는 고향의 맥주를 그리워하는 뉴질랜드인들을 위해 배에 맥주집을 설치해 영국의 카나리 워프로 항해하기로 했다.

라디오, 옥외광고 등으로 여정에 참가할 승무원을 모집했고 스피트 맥주를 배에 싣고 여행을 떠났다. 대행사는 항해 중인 승무원들의 다큐를 매일 웹사이트에서 스트리밍하고 피크타임 TV프로그램에 에피소드를 상영하는 등 소비자들이 여정의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캠페인 결과 영국에 거주하는 많은 뉴질랜드인들과 스피트의 충성스러운 팬들이 환호했고 스피트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라는 위치를 되찾았다. 

3. 무지개 독점 (EXCLUSIVE THE RAINBOW)
출품사: DDB 시카고 (DDB CHICAGO)
브랜드: 마스 (MARS)
수상: 2018년 칸 라이언즈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 액티베이션 부문 골드 라이언 외 14개 수상

미국의 사탕 브랜드인 스키틀즈(Skittles)는 슈퍼볼 광고를 집행하지는 않았지만, 슈퍼볼 광고만큼의 관심을 끌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지출하는 브랜드와 경쟁하고 싶었다. 그렇게 스키틀즈는 장편의 슈퍼볼 광고를 만들어 단 한 사람에게만 보여주기로 했다. 광고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스키틀즈 열혈 팬인 마르코스 메네데즈(Marcos Menedez)로 선정됐다.

스키틀즈 광고를 보고 있는 마르코스
광고를 보고 있는 마르코스를 생중계하고 있는 모습. ⓒCannes Lions

아이디어는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각 단계는 기존 슈퍼볼 대화의 관심을 끌도록 설계됐다. 먼저 캠페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마르코스를 소개했다. 이후 배우 데이비드 쉼머(David Schwimmer)가 등장하는 4개의 티저 광고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스키틀즈의 슈퍼볼 광고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광고에 대한 관심도가 정점에 달했을 때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광고를 시청하는 마르코스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더 워크는 "이 캠페인은 일반적인 슈퍼볼 캠페인 표준을 벗어나 도달하기 어려운 청중들에게 PR 및 사회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4. 랜드로버로부터 온 사랑 (LOVE FROM LAND ROVER)
출품사: 영 & 루비캠 오클랜드 (YOUNG & RUBICAM AUCKLAND)
브랜드: 랜드로버 (LAND ROVER)
수상: 2015년 칸 라이언즈 필름(FILM)부문 본선 진출(Shorlisted)

랜드로버는 1957년 랜드로버 시리즈 1(오늘날의 디펜더)을 사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은 4명의 친구들로부터 비밀리에 차를 샀다. 차는 오래돼 많이 파손된 상태였고 랜드로버는 이전의 상태로 돌리기 위해 수리를 진행했다.

대행사 영 & 루비캠은 수리된 차를 원래 주인이었던 4명의 친구들에게 밸런타인 데이(Valentine Day) 선물로 주고자 4명을 위한 맞춤광고를 제작했다.

영 & 루비캠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비전통적인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 4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전통적인 미디어를 사용했다"며 "이 차는 4명의 친구들에게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맞춤 TV 광고와 인쇄 광고를 제작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캠페인은 랜드로버의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고 디펜더(Defender) 판매가 233% 증가하는데 도움을 줬다. 

5. 애완 동물 입양 (PET ADOPTION)
출품사: 디에스테 댈러스 (DIESTE DALLAS)
브랜드: DPA (DPA)
수상: 2014년 칸 라이언즈 모바일 (MOBILE)부문 본선 진출(Shorlisted)

 

미국에서는 매일 많은 개들이 보호소에 버려지고 있지만 입양에 대한 대중의 인식 부족으로 버림받은 개들이 입양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행사 디에스테 댈러스는 잊혀지고 있는 개들에 대한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muttbombing 캠페인을 제작했다.

#muttbombing은 사람들의 셀카(셀프카메라, Selfie)에 실제 입양 가능한 개 사진을 넣어 자신이 개 주인이 됐을 때 어떻게 보일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캠페인은 유명인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개의 관점에서 사람들에게 입양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DPA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개 사진이 들어간 셀카 사진을 게시하고 사진 속 인물을 태그 했다. 캠페인 사이트에서는 사람들의 사진과 강아지 입양 방법을 배울 수 있는 링크를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캠페인 집행 결과, 개 입양은 55% 증가했고 DPA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300% 이상 증가했다.

더워크는 "이 캠페인은 애완 동물 입양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동시에 관심을 높이기 위해 소수의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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