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광고는 기괴하다?… '유머'와 '감동'으로 버무린 스토리텔링
태국 광고는 기괴하다?… '유머'와 '감동'으로 버무린 스토리텔링
  • 김희연
  • 승인 2021.10.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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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수상작품으로 살펴보는 태국 크리에이티비티의 스토리텔링
패스트푸드부터 클렌징 폼까지 다양한 브랜드들 유머와 감동 담은 캠페인 선봬

스토리텔링은 태국에서 인정받는 전통 광고 기법이다.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는 스토리텔링을 사용한 태국의 역대 수상작들 중 여섯 작품을 선정해 칸 라이언즈 아카이브 더워크(The Work)에 소개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유머와 감동을 버무린 스토리텔링을 청중들과 어떻게 연결시켰는지 칸 라이언즈 수상작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1. 더 시크릿 (THE SECRET)
출품사: 오길비 방콕 (OGILVY BANGKOK)
브랜드: 몬드 닛신 (MONDE NISSIN)
수상: 2018년 칸 라이언즈 필름부문 골드 라이언 수상

남자가 서랍에서 보이즈 와플(Voiz Waffle)을 꺼내 먹으려고 하던 찰나, 남자의 여자친구가 들어온다. 남자는 재빠르게 와플을 등 뒤로 감춘다. 여자는 고백할 것이 있다며 쓰고 있던 두건을 벗어 그동안 남자에게 숨겨 온 비밀을 보여준다.

남자는 여자를 껴안으며 "서로 사랑한다면 비밀이 있으면 안 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 몰래 뒤에 무언가를 비밀스럽게 숨기고 있다.

식음료 제조기업인 몬드 닛신(Monde Nissin)은 '와플은 애인과 공유하기에는 너무 맛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유머'를 사용했다. '누군가와 공유하기엔 너무 좋다'는 개념을 전과는 다른 기발하고 재밌는 스토리텔링으로 보여줬다.

2. 베이비 페이스 폼 (BABY FACE FOAM)
출품사: 제이이에이치 유나이티드 방콕 (JEH UNITED BANGKOK)
브랜드: 스무드-이 (SMOOTH-E)
수상: 2006년 칸 라이언즈 필름(FILM)부문 골드 라이언 수상

클렌징 폼 브랜드인 스무드-이(Smooth-E)의 '더 러브 스토리'는 10대 소녀가 '스무드-이'를 사용하면서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은 4편의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캠페인은 약 2주 간격으로 한 편씩 방영해 청중들이 마치 드라마처럼 다음 광고를 자연스럽게 기대하게끔 만들었었다. 또한, 제품 카테고리 캠페인의 표준인 '아름다움'에 '재미'를 더해 인기를 끌며 지난 2006년 필름 부문에서 골드 라이언을 수상했다.

3. 타이니 돌 (TINY DOLL)
출품사: 제이.월터 톰슨 방콕 (J.WALTER THOMPSON BANGKOK)
브랜드: 크리넥스 (KLEENEX)
수상: 2018년 칸 라이언즈 헬스 & 웰니스(HEALTH & WELLNESS)부문 골드 라이언, 실버 라이언 수상

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왕따 발생률이 높은 나라임에도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 크리넥스(Kleenex)는 캠페인을 통해 왕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했다.

크리넥스는 '작지만 약하지 않은(Tiny not weak)'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태국의 넘버원 파이터이자 종합격투기 챔피언인 리카 이시게(Rika Ishige)의 전기를 광고 속에서 다뤘다. 6분 길이의 이 캠페인은 작고 연약해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소녀가 힘을 얻고 두려움을 극복하며 MMA(Mixed Martial Arts) 챔피언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크리넥스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영화 같은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부드러움과 강함을 중심으로 하는 오랜 브랜드 속성을 강화했다.

4. 러빙 더 나이트 (LOVING THE NIGHT)
출품사: TBWA방콕 (TBWA BANGKOK)
브랜드: 맥도날드 (MCDONALD'S)
수상: 2016년 칸 라이언즈 아웃도어(OUTDOOR)부문 실버 라이언 수상, 프린트 & 퍼블리싱(PRINT & PUBLISHING)부문 실버 라이언 수상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McDonald's)는 365일 24시간 영업 중임을 알리기 위해 낮이 아닌 저녁에 활동하는 사람들, 혹은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캠페인에 담았다. 시각적으로 맥도날드가 밤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로 묘사 돼 캠페인 이후 야간 방문객이 증가했다.

더워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사용해 청중이 스스로 여백을 채우도록 광고에 암묵적으로 초대했다"며 "강력한 스토리텔링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5. 헤어 토크 (HAIR TALK)
출품사: 윈더만 톰슨 방콕 (WUNDERMAN THOMPSON BANGKOK)
브랜드: 유니레버 (UNILEVER)
수상: 2019년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이펙티브니스(CREATIVE EFFECTIVENESS)부문 브론즈 라이언 수상

 

'헤어 토크'는 성전환 수술을 통해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 주인공을 중심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태국은 트렌스젠더가 많지만 이들에 대한 포용이 아직까지는 가족과 지역 커뮤니티로 확장되지 않았다. 태국 내 트렌스젠더들은 제한된 직업을 갖으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잦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유니레버(Unilever)는 이러한 민감한 사회적 문제를 카테고리 표준에서 벗어나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보여주며 캠페인 이후 13.1%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6. 유니프 그린 티 (UNIF GREEN TEA)
출품사: BBDO 태국 (BBDO THAILAND)
브랜드: 유니 프레지던트 (UNI PRESIDENT(THAILAND) CO.)
수상: 2004년 칸 라이언즈 필름(FILM)부문 골드 라이언 수상

아빠와 아기 애벌레가 식물 꼭대기에 있는 좋은 잎을 먹기 위해 기어 올라간다. 꼭대기에 있는 잎에 다다랐을 때 한 남자가 잎을 떼려고 하자 좋은 찻잎을 두고 남자와 벌레들은 충돌한다.

태국의 스토리텔링은 앞서 언급한 몬드 닛신의 '더 시크릿'과 마찬가지로 기괴한 반전이 때때로 나온다. '유니프 그린티'에서는 남자에게 최면을 시도하는 아기 애벌레가 반전 장면으로 꼽힌다.

2004년에 필름 부문에서 골드 라이언을 수상한 이 캠페인은 당시 애니메이션을 혼합하는 방식을 통해 청중들에게 기억에 남는 효과를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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