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웃음소리도 데이터가 된다"… 브랜드의 슬기로운 데이터 활용법
"고객의 웃음소리도 데이터가 된다"… 브랜드의 슬기로운 데이터 활용법
  • 은현주
  • 승인 2021.09.0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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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하이라이트 담은 랩업(Wrap-Up) 공개
고객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 기획하는 브랜드 캠페인 소개
소비자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도 숨은 조력자로서 고객정보 활용해야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데이터로 변환해 미국 테네시 주의 관광명소를 소개한 '웃음 추적기' 캠페인, 2020년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부문 골드 라이언을 수상했다. ⓒCannes Lions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데이터로 수집해 미국 테네시 주의 관광명소를 소개한 '웃음 추적기' 캠페인, 2020년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부문 골드 라이언을 수상했다. ⓒCannes Lions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를 주최하는 칸 라이언즈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열린 디지털 축제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Cannes Lions Live)'의 주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5일간의 라이브 기간 동안 공유한 세미나 콘텐츠 205편과 전세계 53개국에서 출품한 982개 수상작품들을 모두 분석한 랩업(Wrap-Up) 자료다.

랩업 보고서는 8개 주제를 중심으로 나눠져 있으며 이 주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1500여명 이상의 마케터와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토대로 선정됐다.

칸 라이언즈 한국사무국에서는 각 주제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여섯번째 주제는 '스토킹은 그만, 올바르게 데이터 사용하는 법'(Are You Stalking Me?; Doing right by data)이다.

칸 라이언즈 랩업 자료는 "브랜드는 데이터를 제 3자에게 파는 일 대신 어떻게 데이터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하며 데이터를 활용한 칸 라이언즈 수상작품을 소개했다.

▲ 데이터에서 찾은 즐거움(The joy of unlikely data sets)

제목: 웃음 추적기(Laugh Tracker)
출품사: VMLY&R KANSAS CITY
브랜드: 테네시주 관광개발국(TENNESSEE DEPARTMENT OF TOURIST DEVELOPMENT)
수상: 2020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데이터(Creative Data)부문 골드 라이언 수상

미국 테네시주는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부모님들을 위한 특별한 기기를 제작했다. 대행사 VMLY&R 캔자스 시티와 테네시 주 관광개발국은 가족여행을 계획하는 부모님에게 있어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절대적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웃음소리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생각해 냈다.

테네시주 관광국이 선보인 '웃음 추적기'(Laugh Tracker) 캠페인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데이터로 전환해 테네시주의 관광지를 소개하는데 사용했다. 아이들의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휴대용 추적기는 머신러닝으로 사람의 웃음소리를 구별할 수 있고 본체에는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GPS 기능이 있어 어떤 장소가 아이들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줬는지를 측정할 수 있었다. 

테네시주 관광개발국은 테네시주 내 31개 장소에서 웃음을 측정했으며 수백명의 아이들에게서 약 166만7760초의 웃음소리를 수집했다. 

칸 라이언즈 출품 자료에 따르면 웃음 추적기 캠페인을 통해 가족여행지로 테네시주를 떠올릴 수 있도록 인지도를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590만건의 테네시주 호텔 및 항공 검색량이 발생했고 캠페인 이후 호텔 수요는 4.2% 늘었다.  

▲ 공정한 가치 교환(A fair value exchange)

제목: 웨이팅 윈즈(Waiting Wins) 
출품사: 하바스 제네바(HAVAS GENEVE)
브랜드: 꺄날 플러스(CANAL+)
수상: 2020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데이터(Creative Data) 부문 실버 라이언 수상

칸 라이언즈 랩업 자료에 따르면 요즘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의 개인 정보를 기업에게 건내줄 의향이 있으나 그 대신 무언가 다른 혜택으로 돌려받길 원하고 있다. 

프랑스 방송 채널 꺄날 플러스(Canal+)는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꽤 오랜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주목했고, 고객들이 공항 대기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안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2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하는 승객에게는 영화 한 편을, 1시간 정도 기다리는 승객에게는 짧은 드라마를 추천했다. 공항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야했던 승객들의 37%가 흔쾌히 기분 좋게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한 후 꺄날 플러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시청했고 결과적으로 꺄날 플러스의 채널 구독률은 약 180% 증가했다.

▲ 데이터를 돌려드립니다(Giving data back)

2020 칸 라이언즈 미디어 부문 골드 라이언 수상작품 '당신의 데이터는 당신의 데이터'. ⓒCannes Lions
2020 칸 라이언즈 미디어 부문 골드 라이언 수상작품 '당신의 데이터는 당신의 데이터'. ⓒCannes Lions

제목: 당신의 데이터는 당신의 것(Your Data is Your Data)
출품사: S그룹 헬싱키(S-GROUP HELSINKI)
브랜드: S-Group 
수상: 2020 칸 라이언즈 미디어(Media) 부문 골드 라이언 수상

핀란드 최대 소매유통 기업인 S그룹(S-Group)은 소비자들의 구매 정보에서 얻을 수 있는 의미있는 고객정보를 소비자 개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자사 앱으로 정보를 공유했다. 또한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더 나은 구매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

기존 타사 유통업체 앱 서비스가 데이터를 활용해 타깃 광고를 하거나 자사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면 2019년 공개한 S그룹의 S모빌리 앱(S-mobiili app)은 소비자들이 구매한 제품 종류, 원산지, 포장 크기 등을 분석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해서 알려주고, 식품 구매내역을 통해서는 영양소의 균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왔다. 

S모빌리 앱 사용자의 48%가 그들의 소비 습관을 바꾸게 됐다. ⓒCannes Lions
S모빌리 앱 사용자의 48%가 그들의 소비 습관을 바꾸게 됐다. ⓒCannes Lions

칸 라이언즈에 따르면 핀란드 인구의 약 10%가 S모빌리 앱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앱을 통해 구매 습관에 변화가 생긴 소비자들은 앱 사용자의 약 4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S그룹은 "앱 사용자들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지역 농산물을 더 자주 이용하려고 했으며 육류대신 채소를 더 많이 구매하는 변화를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칸 라이언즈는 "당신의 브랜드를 스토커처럼 보이게 하고 싶지 않다면 팝업 광고 수신목록에 사람들의 정보를 추가하는 대신,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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