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이슈', 코로나19로 길거리 판매 어려워지자 링크드인에 '노숙인 프로필'을 개설하다
'빅이슈', 코로나19로 길거리 판매 어려워지자 링크드인에 '노숙인 프로필'을 개설하다
  • 은현주
  • 승인 2021.07.19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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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하이라이트 담은 랩업(Wrap-Up) 공개
팬데믹으로 인한 전자상거래의 혁신은 리테일의 새로운 길 개척
"커머스는 브랜드의 최종 목적지 아닌 경험의 여정 돼야"
2021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 부문 그랑프리 등 6개 라이언 수상한 이케아 '프로필 등록'캠페인. ⓒCannes Lions
2021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 부문 그랑프리 등 6개 라이언을 수상한 빅이슈의 '프로필 등록' 캠페인. ⓒCannes Lions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를 주최하는 칸 라이언즈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열린 디지털 축제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Cannes Lions Live)'의 주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5일간의 라이브 기간동안 공유한 세미나 콘텐츠 205편과 전세계 53개국에서 출품한 982개 수상작품들을 모두 분석한 랩업(Wrap-Up) 자료다.

랩업 보고서는 8개 주제를 중심으로 나눠져 있으며 이 주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1500여명 이상의 마케터와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토대로 선정됐다.

칸 라이언즈 한국사무국에서는 각 주제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네번째 주제는 '이것은 최종 목적지가 아닌 여정입니다'(It’s a Journey Not a Destination)이다.

칸 라이언즈는 "팬데믹과 그로 인해 생겨난 전자상거래의 실시간 혁신은 어떻게하면 상거래를 보다 더 광범위한 브랜드 경험으로 통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며 올해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 부문(Creative eCommerce) 수상작의 특징을 설명했다.  

칸 라이언즈 랩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 부문을 도입한 이래, 해당 부문은 매년 12%씩 성장하고있다. 

올해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 수상작품을 살펴보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장소만 이동시킨 것이 아니라, 디지털 커머스를 통해 그들의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고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전달할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칸 라이언즈는 "소비자들의 높아진 테크 사용능력(tech literacy)을 십분 활용해 잊지 못할 커머스 경험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했다. 

브렌트 스마트(Brent Smart) 호주 보험사(IAG) CMO는 "브랜드만을 위한 독보적인 디지털 경험을 구축하라"며 "다른 커머스와는 차별화되고 잊지 못할 정도의 가치있는 것이라면 조금 오래 걸리거나 또는 갈등이 생기더라도 괜찮다"고 말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베이마드(The Baymard Institute)는 41개의 서로다른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의 평균 장바구니 상품의 구매 포기 비율은 약 70% 정도였지만 구매링크를 이벤트나 일상의 순간들과 연결지었을 경우엔 거의 대부분이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칸 라이언즈의 올해 수상작품들에서 찾을 수 있는 커머스의 특징은 3가지로 압축된다.

▲ 소셜 커머스를 활용한 아이디어

제목: 프로필 등록(Raising Profiles)
출품사: FCB 인페르노 런던(FCB INFERNO LONDON)
브랜드: 빅이슈&링크드인(The Big Issue & LinkedIn)
수상: 2021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Creative eCommerce) 부문 그랑프리 등 6개 라이언 수상

영국에서 도시봉쇄령이 떨어진 후 거리에 사람들이 줄어들자 빅이슈 판매원들의 외로움과 좌절감은 더 커져갔다. 칸 라이언즈에 따르면 영국에서 빅이슈는 약 8만부의 잡지를 판매해왔지만, 첫번째 락다운 기간 동안은 단 한권도 판매되지 않았다.

캠페인을 대행한 FCB 인페르노 런던은 빅이슈를 지지하는 고객들이 주로 판매자 개인과의 특별한 유대감을 느껴 최종 구매에 이르게 된다는것을 파악했다. 단순히 빅이슈 매거진의 온라인 몰을 개설한다고 해서 판매율이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빅이슈는 매거진의 온라인 판매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소셜 플랫폼 링크드인과 파트너십을 맺고 빅이슈 판매자들의 계정을 직접 계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프로필 등록' 캠페인을 고안해냈다.

디지털 매체 사용경험이 익숙하지 않은 판매자들을 위해 태블릿을 기부받았고 링크드인은 판매원이 수월하게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약 3주간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빅이슈 판매원들을 링크드인에 개인 계정을 등록한 후 그들이 매거진을 판매했던 실제 거리를 기반으로 이전 구매고객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미래의 잠재 고객들 또한 회사 위치를 기반으로 새로 발굴할 수 있었다. 팬데믹으로 판로를 잃어버린 빅이슈 판매원들에게 링크드인은 가상현실 속 길거리가 돼 준 셈이다. 

캠페인 론칭 이후 빅이슈 매거진 판매는 약 400%까지 증가했고 링크드인을 통한 빅이슈 구독률은 약 96%에 달했다. 소셜 플랫폼 링크드인과 빅이슈의 파트너십은 효율성 측면에서도 탁월한 결과를 냈다. 기존 오프라인 길거리 판매에서 50명을 만나 1권을 판매했다면 링크드인에서는 10명 당 1권의 판매가 이뤄졌다.

▲쉬운 사용법

제목: 쇼핑 인사이드 송(Shopping Inside Songs)
출품사: 오길비 상파울로(OGILVY SAO PAULO)
브랜드: 마가진 루이자(Magazine Luiza)
수상: 2021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Creative eCommerce)부문 브론즈 라이언

브라질 최대 소매 기업인 '마가진 루이자'는 음악 트랙을 악기 판매시장으로 바꿔 놓았다. 소비자가 음악을 들을 때 악기 연주 부분이 등장하면 한번의 클릭만으로 해당 악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쇼핑 인사이드 송 캠페인 론칭 4주 후 악기 제품군의 판매는 약 50% 증가했고 '마가진 루이자' 악기 판매점의 방문율은 173% 늘었다.

▲메시지를 품은 커머스

제목: 시간으로 구매하세요(Buy With Your Time)
출품사: 미맥 오길비 두바이(MEMAC OGILVY DUBAI)
브랜드: 이케아(IKEA)
수상: 2020 칸 라이언즈 다이렉트(Direct) 부문 골드라이언 등 3개 라이언 수상

칸 라이언즈는 랩업 자료를 통해 "커머스(commerce)는 소비자와 기업 간의 거래(transaction) 그 이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이케아 매장은 대부분 도시 근처가 아닌, 한적한 교외 지역에 위치해있다. 이는 두바이 또한 마찬가지다. 두바이 고객들은 두번째 이케아 매장이 오픈하기 전, 두바이 지역에 있는 단 하나의 이케아 매장을 방문하기 위해 아주 먼 이동 거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케아는 두번째 매장 오픈을 기념해 먼 곳에서도 이케아 매장을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로 했다. 그들의 이동 시간만큼 금액 할인으로 보상을 해주는 '시간으로 구매하세요' 캠페인을 선보인 것.

구글 맵 타임라인으로 소비자들의 집에서 이케아 매장까지의 이동 거리를 측정했고 두바이 사람들의 평균 연봉을 시간 단위로 계산해 할인 금액을 산정했다. 이케아 매장까지 달려온 시간이 9분이면 화분 하나를, 7시간 6분이 넘으면 침대 하나를 얻어갈 수 있다.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이케아 계산대에서 그들의 구글 맵 타임라인만 보여주면 된다.

캠페인을 대행한 미맥 오길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 18일 두바이의 두번째 이케아 매장 오픈일에 진행한 이 캠페인은 이케아 매장 하루 KPI(하루성과지표)와 비교했을때 매장 방문 고객수가 약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칸 라이언즈 랩업 자료는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칸 라이언즈가 새롭게 론칭한 '라이언즈 멤버십'을 구독하면 '칸 라이언즈 라이브' 프로그램과 칸 라이언즈에서 발행하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들을 1년 내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라이언즈 멤버십' 등록비는 249 유로(한화 약 33만7000원)이며,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30대 미만에게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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