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은 왜 20년 만에 로고를 바꿨을까… '본질'에 집중한 리브랜딩 전략
버거킹은 왜 20년 만에 로고를 바꿨을까… '본질'에 집중한 리브랜딩 전략
  • 김희연
  • 승인 2021.07.0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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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하이라이트
버거킹의 리브랜딩 과정 공유
"브랜드 본질만 남긴 새로운 로고로 리브랜딩"

 

뉴스에 방송된 버거킹 로고. ⓒCanneslions
뉴스에 등장한 버거킹 로고 리뉴얼. ⓒCanneslions

20년 만에 로고를 바꾼 글로벌 버거 브랜드 버거킹(Burgerking)이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의 디지털 축제 '칸 라이언즈 라이브(Cannes Lions Live)'에서 리브랜딩(rebranding) 과정을 공유했다.

엘리 도티(Ellie Doty) 버거킹 북미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는 '더 나은 내가 되는 방법'을 주제로 사라 하이먼(Sarah Hyman) 존스 놀스 리치(Jones Knowles Ritchie) CEO와 리사 스미스(Lisa Smith)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 파로마 아줄레이(Paloma Azulay)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Restaurant Brands International) 글로벌 최고 브랜드 책임자(Chief Brand Officer, CBO)와 대화를 나눴다. 존스 놀스 리치는 버거킹의 리브랜딩을 담당한 광고대행사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파로마 아줄레이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 글로벌 CBO, 리사 스미스존스 놀스 리치 ECD, 엘리 도티 버거킹 북미 CMO, 사라 하이먼 존스 놀스 리치 CEO. ⓒCanneslions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파로마 아줄레이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 글로벌 CBO, 리사 스미스존스 놀스 리치 ECD, 엘리 도티 버거킹 북미 CMO, 사라 하이먼 존스 놀스 리치 CEO. ⓒCanneslions

버거킹의 리브랜딩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사라 하이먼 CEO는 "버거킹의 리브랜딩은 '버거킹의 품질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며 "리브랜딩 과정에서 정체성을 해치지 않고 버거킹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asset)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리사 스미스 ECD는 "버거킹은 지난 몇 년 간 용감한 커뮤니케이션과 크레이티브(creative)를 선보였지만, 여러 색상과 다양한 패키지를 사용한 버거킹 로고 디자인에 일관성이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같은 인식을 바꾸기 위해 디자인에서부터 리브랜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사라는 "위험을 감수하는 버거킹의 용감한 브랜드 정신과 크리에이티비티 철학을 브랜드에 넣을 때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리사는 "아이코닉(iconic)하고 독특하며 누구나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로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것이 좋다"며 "잠재적으로 창조할 수 있는 가치있는 브랜드 자산이 무엇인지, 기존 로고에서 무엇을 남길 것인지를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버거킹의 브랜드 로고 변천사. ⓒ버거킹

이를 위해 버거킹은 처음 브랜드를 론칭한 1954년으로 돌아가 CM송부터 컵, 마스코트, 핀 뱃지 등 브랜드 관련 물건들을 수집하며 버거킹의 역사를 살펴봤다.

대행사 존스 놀스 리치는 버거킹만의 브랜드 가치를 표현하기 위한 4가지 디자인 원칙을 세웠다.

첫째, 군침이 돌게 할 것(Mouthwatering)
폰트, 로고, 이미지, 색상 등 모든 브랜드 디자인 시스템을 음식만큼이나 맛있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둘째, 장난스럽게(Playfully irreverent) 
기존에 갖고 있던 버거킹의 재치 있고 재밌고, 즐거운 이미지들을 더 강조하고자 했다.

셋째, 크고 굵게(Big & Bold) 
버거킹은 1위 업체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브랜드(Challenger Brand)이기 때문에 크고 굵은 디자인을 적용해도 된다고 판단했다.

넷째, 위풍당당하며 진실되게(Proudly true) 
버거킹이 어떤 브랜드인지, 버거킹이 무엇을 만드는지에 대해 정직하고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음을 나타내고자 했다.

파로마 글로벌CBO는 "일반적으로 리브랜딩은 매우 어렵다. 변화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버거킹은 단순히 즐거움을 위한 리브랜딩이 아닌, 브랜드의 본질을 찾고 이를 패키징, 메뉴판, 디지털 앱 등 소비자와의 모든 접점에 적용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사라는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유행을 타지 않게 만들고 싶었다"며 "어떻게 더 단순하면서도 클래식하게 만들지 균형을 잡고자 했다. 오랜 세월을 견디면서도 유연성과 정체성, 민첩성을 갖게 하고 이를 흥미롭고 경건한(reverent) 방식으로 나타내고자 했다"고 얘기했다.

소비자들이 그린 버거킹 로고. ⓒCanneslions
소비자들이 그린 버거킹 로고. ⓒCanneslions

버거킹은 소비자들에게 기억하고 있는 버거킹 로고를 그려보도록 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햄버거 빵 안에 버거킹 글자를 그려 넣었다. 심지어 몇몇은 1999년 로고를 기억하고 있었다.

리사는 이 실험을 통해 "버거킹이 문화에 얼마나 내재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었다"며 "버거킹이 가진 귀중한 자산을 버리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고 전했다.

버거킹과 존스 놀스 리치는 브랜드 로고를 현대화(Modernized)하기로 했다.

버거킹은 최고의 재료와 신선도를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들었다. 버거킹 대표 제품인 와퍼(Whopper)를 해체한 색상들 중에서 버거킹을 대표하지 않는 색상을 없애고 브랜드의 본질만을 남김으로써 20년만에 새로운 브랜드 로고가 탄생했다.

20년 만에 새롭게 바뀐 버거킹 브랜드 로고. ⓒ버거킹

버거킹의 새로운 로고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새로운 브랜드 로고는 공개 5일만에 11억번 노출됐고 버거킹 주가는 8% 성장했다. 이는 디자인이 비즈니스를 변환하는데 큰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엘리는 버거킹의 올해 하반기와 2022년 마케팅 전략에 대해 "단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주를 이루는 킹덤(Kingdom)이 아닌,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버거킹이 얼마나 소비자들과 연관돼있는지를 보여주는 팬덤(Pandom)으로 변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칸 라이언즈가 제공하는 '크리에이티브 온 디맨드(Creativity On Demand)'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상 경력을 가진 크리에이터가 제작하고 라이언즈(LIONS)가 큐레이션한 필름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액센츄어 인터랙티브(Accenture Interactive)와 아마존(Amazon), 프록터앤드갬블(Procter and Gamble, P&G)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다.

칸 라이언즈가 새롭게 론칭한 '라이언즈 멤버십'을 구독하면 '칸 라이언즈 라이브' 프로그램과 칸 라이언즈에서 발행하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들을 1년 내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라이언즈 멤버십' 등록비는 249 유로(한화 약 33만7000원)이며,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30대 미만에게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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