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뜨겁게 달군 명품 '발렌티노' 화보 속 '젠더 플루이드'
인스타 뜨겁게 달군 명품 '발렌티노' 화보 속 '젠더 플루이드'
  • 김수경
  • 승인 2021.04.1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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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겸 사진작가인 마이클 베일리 게이츠의 누드 사진 게재해 뜨거운 반응
중성적 이미지의 모델에 대한 부정적 반응 쏟아져
발렌티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치올리, 모델에 대한 혐오 발언 규탄
ⓒValentino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발렌티노(Valentino)가 선보인 화보 사진 한 장이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궜다.

16일 광고·디자인·소셜미디어 전문 매체인 디자인택시(DesignTaxi) 보도에 따르면 발렌티노는 최근 새로운 콜레지오네 밀라노(Collezione Milano) 캠페인과 함께, 나체로 발렌티노의 락스터드(rockstud) 가방을 들고 있는 '젠더 플루이드(gender fluid, 유동적 성별)' 모델이 등장한 화보를 공개했다.

모델 겸 사진작가인 마이클 베일리 게이츠(Michael Bailey-Gates)가 모델로 등장한 이 화보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직후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남성인지 여성인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중성적 이미지의 모델이 나체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발렌티노가 공개한 이 사진에는 약 1만개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대부분의 반응은 화보 속 모델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었다.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모델인 베일리 게이츠의 중성적인 외모를 겨냥했고, 댓글에 구토하는 모습을 표현한 이모티콘을 남기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의 부정적 반응이 거세지자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Pierpaolo Piccioli)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피치올리는 "이 사진을 게시한 이후 많은 사람들로부터 혐오스럽고 공격적인 의견을 받았다"며 "우리 스스로의 가치와 현 시대를 반영한 아름다움에 대한 비전을 전달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등과 포용이 가능하고, 인권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면 진화 또한 가능하리라 본다"며 "증오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두려움에 대한 반응이며 두려움은 쉽게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혐오, 차별, 인종차별에 맞서야만 한다"며 "이 사진은 젊고 아름다운 한 인간의 자화상일 뿐이다. 악(惡)은 보는 이의 눈에 있을 뿐, 그의 벗은 몸 속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사람들의 혐오 발언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누구도 쉽다고 하지 않았지만 분명 변화는 가능하다"며 "자유와 사랑, 관용, 성장의 이름으로 어려움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용기있는 발언에 트랜스젠더이자 논바이너리 모델인 인디아 무어(Indya Moore)와 세계적인 사진 작가 듀오인 이네즈 반 램스위어드(Inez van Lamsweerde)와 비누드 마타딘(Vinoodh Matadin) 등이 지지의 박수를 보냈다.

최근 패션업계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비롯해 트랜스젠더와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LGBTQ) 모델, 시니어 모델, 장애인 모델 등을 내세우며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넘어 다양성과 평등, 포용을 강조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Valent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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