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데이터 지우는 페이스북, '클리어 히스토리' 다음달 도입… 광고 시장 '흔들'
고객 데이터 지우는 페이스북, '클리어 히스토리' 다음달 도입… 광고 시장 '흔들'
  • 김수경
  • 승인 2019.05.1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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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개인정보 보호 정책 일환으로 '클리어 히스토리' 내놔
전체 매출 98% 이상 광고에 의존, 광고 시장 변화에 촉각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구두를 사기 위해 인터넷에서 상품을 검색을 한 뒤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광고 배너엔 다양한 구두 광고가 뜨곤 한다. 페이스북의 광고 기법 중 가장 대표적인 타깃 광고의 한 사례다. 

이처럼 고객의 인터넷 사용 기록을 수집해 광고에 적극 활용해 온 페이스북이 앞으로 이를 지우겠다고 선언하면서 광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에서 수집된 개인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지울 수 있는 '클리어 히스토리(clear history)'를 다음달께 도입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클리어 히스토리'를 도입해 페이스북 외부의 웹사이트와 앱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고객이 직접 삭제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또 이용자들은 페이스북 측에 검색기록 미수집 요청을 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그간 페이스북에 접속하지 않았을 때도 이용자들의 인터넷 사용 기록을 기반으로 정보를 수집해왔다. 여기서 수집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타깃 광고에 적용해 왔지만 '클리어 히스토리' 기능이 도입되면 더이상 고객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할 수 없게 된다.

페이스북은 고객들의 인터넷 검색 기록을 식별 가능한 고객 개인의 정보가 아닌 '익명'으로만 수집해 연구·분석을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페이스북 측은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하지 않으면 타깃 광고를 위한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도구로 사용되는 타기팅(targeting) 옵션이 광고를 위해 활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로고. ⓒ페이스북
페이스북 로고. ⓒ페이스북

페이스북의 '클리어 히스토리' 도입은 광고 업계에서 파격적인 조치로 평가받는다. 

전체 매출의 98%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구조상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견된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150억7700만 달러(한화 약 17조4697억원)를 기록했다. 이 중 광고 매출은 149억1200만 달러(약 17조2830억원)로 전체 매출의 98.9%에 달한다. 

'페이스북 픽셀(Facebook Pixel)'과 '커스텀 오디언스(Custom Audiences)' 등 고객의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한 페이스북의 주요 마케팅 기술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높아 페이스북의 광고 사업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광고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Adage)는 "페이스북은 데이터 유출 의혹에 관한 논란 이후 새로운 개인 정보 보호 조치를 대응책으로 내놓고 있다"며 "고도의 타깃 광고를 위해 개인정보를 활용해 온 디지털 광고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현재 글로벌 브랜드, 광고 에이전시 등 페이스북에서 타깃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기업들과 대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의 '클리어 히스토리' 기능이 실질적으로 광고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선제적 대응책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영국의 데이터 분석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8700만 명의 개인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FTC가 페이스북에 부과할 벌금은 최대 50억 달러(한화 약 5조952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CEO는 "미래는 프라이빗(The future is private)"이라고 선언하고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페이스북과 함께 디지털 광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구글도 최근 자동 삭제 기능을 선보이는 등 개인정보(privacy, 프라이버스) 보호는 올해 IT 업계의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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